제주는 바다와 해변만 유명한 것이 아닙니다. 때로는 숲과 마을을 따라 걷는 길에서 더 깊은 여유와 평온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제주 올레길 5코스는 서귀포시 남원읍 일대의 마을과 숲길을 연결한 코스로, 화려한 관광지가 아니라 소박한 제주의 일상과 자연을 온전히 체험할 수 있는 길입니다. 저는 이 길을 걸으면서 ‘제주가 가진 진짜 매력은 바로 이런 곳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 올레길 5코스 개요
- 구간: 남원포구 → 위미해변 → 남원 큰엉 해안경승지 → 하례리 마을길 → 남원읍 일대
- 거리: 약 14.7km
- 소요 시간: 4~5시간 (여유롭게 걸으며 사진 촬영 시 6시간 이상)
- 난이도: 보통 – 대부분 평탄하지만, 해안 절벽길과 숲길이 번갈아 나와 변화가 있습니다.
🌊 남원포구에서 시작하는 길
5코스의 출발지는 조용한 남원포구입니다. 작은 어선들이 정박해 있는 포구에 서 있으면, 바닷바람과 함께 어촌의 소박한 일상이 눈에 들어옵니다. 포구 앞을 따라 이어진 길은 해안선을 따라 펼쳐지는데, 검은 현무암 바위와 파도가 만들어내는 장면이 제주 동부 특유의 풍경을 보여줍니다.
🏖️ 위미해변과 큰엉 해안경승지
길을 걷다 보면 위미해변이 나타납니다. 여름에는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지만, 가을과 겨울에는 한적하게 산책하기 좋습니다. 길가에는 귤나무 농장이 있어 주황빛 감귤이 탐스럽게 열려 있고, 농가에서 풍기는 귤 향이 발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이어지는 큰엉 해안경승지는 이 코스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입니다. 깎아지른 듯한 해안 절벽 아래로 부서지는 파도, 그리고 기암괴석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룹니다. 저는 잠시 벤치에 앉아 파도 부딪히는 소리를 들으며 한참을 머물렀습니다. 마음속 깊은 피로가 사라지고, 오로지 자연의 소리만이 귓가를 가득 채웠습니다.
🌳 숲과 마을이 이어지는 힐링 구간
해안을 벗어나면 곧 숲길과 마을길이 이어집니다. 제주의 숲은 울창한 편백나무와 삼나무가 빽빽하게 자라 있어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됩니다. 숲길을 지날 때마다 흙냄새와 나무향이 진하게 느껴졌고, 바람이 불 때마다 나뭇잎들이 속삭이는 듯했습니다.
마을길에서는 아이들이 뛰노는 소리, 주민들이 귤을 따는 풍경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차로는 스쳐 지나갔을 풍경들이 걸으니 훨씬 더 생생하게 다가왔습니다. 마치 잠시 그들의 일상 속으로 들어온 듯 따뜻함이 전해졌습니다.
📸 포토존 추천
- 남원포구 전경 – 작은 어선과 바다가 어우러진 소박한 풍경
- 큰엉 해안 절벽 – 기암괴석과 파도가 만들어내는 장면
- 숲길 벤치 – 햇살이 쏟아지는 삼나무 숲 속에서의 휴식
🍲 맛집 & 여행 팁
- 위미해변 인근: 귤즙과 감귤 아이스크림 – 트레킹 중 당 충전에 좋습니다.
- 남원읍 식당: 전복죽, 옥돔구이 – 지역 주민들이 추천하는 건강식 메뉴입니다.
- 여행 팁: 5코스는 중간중간 상점이 많지 않으므로, 물과 간식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 마무리
제주 올레길 5코스는 화려한 관광명소가 아닌, 제주의 삶과 자연이 고스란히 담긴 길입니다. 바다와 절벽, 숲과 마을을 차례로 거닐며 걷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편안해지고, 제주의 진짜 매력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습니다.
저는 이 길을 걸으면서 ‘제주를 여행한다는 건 단순히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자연을 함께 느끼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만약 누군가 제주에서 가장 편안하고 따뜻한 올레길을 추천해 달라고 한다면, 저는 주저 없이 5코스를 이야기할 것입니다. 🌳